2011/03/23
국민학교 적 성균관(成均館) 뒷산에 살던 어린 반딧불은 밤 드라이브의
차창(車窓)에 무진으로 부딪혀 죽고 이스트바운드 5마일의 표지판.
실용적(實用的)일수 없는 성균관 뒷산의 짧고 빛나던 즐거움이 외국의
연도(連度)에 죽고 내가 쉴곳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죽지 말아다오. 밤 운전에 내가 졸리면 악을 쓰고 부르는 노래나 듣지.
뜸북새도 꽃피는 산골도 보이고, 동백아가씨부터 전우의 시체까지
모두 불러서, 모두 불러서 목이 쉬면 창밖에는 오래오래 못 보았던
깨끗한 달이 보이는군.
달이 보인다.어렵게 가진 친구들아. 캔터기州 허허벌판에 만나볼 사람
하나 없어도, 젊을 때 사랑은 그런대로 사랑이고, 달빛에 갑자기 보
이는 눈물 역시 그런대로 사랑이다. 내 생애(生涯)의 뒷산 한 모퉁이에
아직도 반딧불 自由롭게 날고, 밤 깊어 심상(心像)의 달이 뜨는 한.
마종기의 밤 연전(連轉)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