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10
세상 갈대로 서서
한번 흐느껴보자
누가 더 섦고 애통한지
옆 갈대와 슬픔의 키도 대보자
바람 심한 날이면
같이 부퉁켜 안고 울다가
저기 먼저 바람에 꺾여
강물에 실려가는 갈대가 보이거든
잘가라 손 흔들자
내가 먼저 꺾여 실려가도
미련 없이 떠나자
먼저 떠날수록
더 넒은 평원에 먼저 닿으리.
- 시집『마른잎 다시 살아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