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우젯날 김현에게

 

 

 

 

네 어제 하루 잠자다 잠시 잠시 깨어 내려다볼 때
눈앞을 강물처럼 휘어져 흐르는
저 양평읍 우회도로 마음에 들디?
그 강물 아무도 안 볼 때
혼자 일어나 춤추지 않디?
진흙물길은 역시 발을 괴롭혔지만
아카시아 하나 없이 토종 나무 늘어선
산소 길은 마음에 들었다.
토종닭처럼 뒤뚱뒤뚱 걸었다.
산소 입구 돼지우리 냄새가 좀 역했지만
미래의 내 집 入口 냄새 미리 맡으며 너한테 갔다.
이 세상에서 우리 나눈 마지막 추억은
돼지들 힘차게 꿀꿀댄 축사일까?
심장 꺼진 후 손톱 머리칼 더 자란 몸의 형체마저
네 드디어 포기할 때쯤
휴게소 새로 들어설 양평읍 우회도롤까?
혹은 장마 틈 사이사이 깜빡 켜지곤 한 玉色 하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