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1/23
욕을 하거나
주먹으로 문을 치다가
발을 들었는데
찰 것이 마땅치 않다
굳건한 철제책상
며칠째 물을 주지 않아
목을 길게 빼고 있는 蘭
2초 남짓 들었던 발은
잠시나마 분노를 분석한다
발이 본 것은 단단하게 서 있는 책상과
가냘프게 연명하는 잎새
화가 발로 향할 때
판단하고 사유하는 발
세상의 씨발이 그렇게 태어났다
- 『비데의 꿈은 분수다』(애지,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