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를 산책하다가 시온이와 달리기를 했습니다
시온이는 네 발 나는 두 발
하얀 고무신이 조금 크긴 했지만 나는 앞서 달려 나갔습니다
나 잡아봐라 요 녀석아 하면서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고무신이 벌렁 하품을 하면서 나는 땅바닥에 엎어졌습니다
손바닥도 벗겨지고 무릎도 까지고 그 자리에 붉은 피가 송글송글 맺혔습니다
헛웃음이 나왔습니다

 

시온이를 이겨 보겠다고 뜀박질 했는데 이게 왠 망신인지...
아는지 모르는지 시온이는 자꾸만 내 다리를 핣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