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안에 한 사내가 산다.
내가 눈을 깜빡이면 그도 눈을 깜빡이고 혀를 내밀면 낼름 따라한다
뒤통수를 후려치는 것도 따라하고 술 마시는 것도 따라한다.

 

야동을 보는 것까지 따라한다. "이 변태같은 놈아! 이 따라쟁이 놈아!"  
그에게 욕설을 퍼부었으나 허사였다.

 

들리지 않으나 입모양을 보아하니 목소리까지 흉내내고 있었다.
거울을 부수고 싶었지만 나는 평화주의자이므로 조용히 스위치를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