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24
사진을 찍어달란다. 사진기를 받아 조그만 창으로 내다보니 그들
은 서로 환하게, 붙는다. 서로 참는 모습이 아니다. 함께, 웃음의 맞
불을 지핀다. 그녀의 부푼 가슴을 그의 팔꿈치가 지그시 짓이기는
게 보인다. 그런 걸 눌러 찍는다. 날 믿지 못하겠는지, 다시 확실하
게 서로 間을 붙들어두려는지 한 번만 더 찍어달란다. 조그만 창으
로 내다보니 그들은 다시 환하게, 붙는다. 함께, 웃음의 맞불을 지핀
다. 그녀의 부푼 가슴을 그의 팔꿈치가 또 지그시 짓이기는 게 보인
다. 그런 걸 또 찍는다. 그들은 고맙다며 카메라를 가져간다. 내가
찍은, 내가 가져가야 할 가장 환한, 참을성 있는 장면을 금방, 빼앗
아 가버린 저 날강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