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꾸다란 말
참말로 오래 잊고 살았다

 

부서진다거나
부러뜨린다거나
대충
얼버무린다는 말에 갇혀
세상 화단이 헝클어지는 줄도 모르고
참 밝은 달빛이
찾아온 줄도 모른 채
내던지듯 살았다

 

오, 아, 가꾸어야 하리

 

좌충우돌하는 마음을 다루듯
그렇게 사랑은 다스려야 하리
꽃밭을 가꾸듯
내던진 마음은 다시 움추려
사랑의 밑거름으로나 써야 하리

 

그리하여
꽃 피는 날 기다려야 하리

 

가꾸어야 해

 

몸뚱아리든
부나비 같은 정령이든
숙대밭 같은 뒤안 텃밭이든
가꾸어야
내가 네 속에 순하게 깃들지
그래야 참한 거 하나 꽃 피우지

 

성심 다해 성의 다해 정성껏 가꾸어야 해
간곡하게 가꾸지 않고 어떻게, 무슨 힘으로,
이 목숨 버티나
이 생명 꽃 피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