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밤을 천식으로 괴로워하는 젊은 아들도
칠월의 저녁은 얼마나 사랑하는지
저 들녘에 부서져 끓던 증오의 폭염 속에서
떫은 맛을 익히며 지구처럼 커가던 과실들이
저무는 하늘에 잊혀진 이들의 별들로 떠오를 때
나무 아래 푸른 그늘의 휴식을 허락하는
칠월의 저녁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어머니도 아시다시피

 

땅거미가 내리고 옛종이 울 때
떠오르는 칠월의 별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간 한 마리 작은 새의 별
항구의 가장 늦게 떠난 배의 별
사소한 다툼으로 헤어진 이들의 별
쉴 곳을 찾아 유랑하는 짐승 떼의 별
땅 속에서 따뜻함을 꿈꾸는 감자알들의 별
근심하는 아버지의 별
이제는 홀로이신 어머니의 별

 

 

 


시선집 <꿈에 씻긴 눈썹> 종려나무.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