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20c013601p4.jpg

 

 

 

 

남쪽 바다 외나로도 고갯길에서
초분 몇을 보았다

 

파도소리 들으며 오손도손 볕을 쬐는
풀무덤들이 내게는
왜 세 척의 배로 보였는지

 

바다를 보고 싶어서
조기떼 우는 소리에 뒤척이고 싶어서
돌 구르는 언덕 위에 앉아 있는
통나무 위에 관을 얹고
볏짚날개를 마른 돛처럼 펼치고
금방이라도 바다를 향해 떠날 것 같은
푸른 생솔가지 꽂고
저승길 저어가는 배처럼 보였는지

 

살 썩은 물은 땅으로 흘려 보내고
마른 뼈만 마른 뼈만
바람에 지푸라기 날리며 가는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