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어도 참는 것
손 내밀고 싶어도
그저 손으로 손가락들을 만지작이고 있는 것
그런 게 바위도 되고
바위 밑의 꽃도 되고 蘭도 되고 하는 걸까?
아니면 웅덩이가 되어서
지나는 구름 같은 걸 둘둘 말아
가슴에 넣어두는 걸까?

 

빠져나갈 자리 마땅찮은 구름떼 바쁜
새로 생긴 저녁

 

 

 

 


장석남 시집『미소는, 어디로 가시려는가』(문학과지성사,2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