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이상학적 사고 체계가 완벽한 나는 가끔
여자의 성기를 가리키는
우리나라 말 <보지>를 발음했을 때의
그 전무후무한 공명을 숙고해 본다.


생각해 보았는가
아무도 몰래 묵묵히 <보지>를 발음해 보며
고개를 끄떡거리고 있는 불타나 예수의 모습을
그대의 아버지나 대통령이나 그대의 스승을


생각해 보았는가
마하트마 간디를.


"지 에미 속을 얼마나 쎅혔을까
대가릴 저 지랄도 해야만 글이 나온다던?
저 드러운 저 똥 콧수염 저 으......"


신문에 난 "내 잠 속에 비 내리는데"라는 수필집 광고에 나온
李外秀 사진을 보며 어머니는 또 그러신다
그러더니 또 별안간 "야 저 새끼 장가갔냐?" 하신다


히히.


<보지> 건
<태멘> 이건
<아훔> 이건.

 

 

 


『반성』(민음사, 198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