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먼 우주의 어느 곳엔가
나의 병을 앓고 있는 별이 있다

 

하룻밤 거친 꿈을 두고 온
오대산 서대 어딘가 이름 모를
꽃잎이 나의 병을 앓고 있다

 

서정에 숨어 숨 고르고 있을
기이한 나의 친구
밤마다 병든 나를 꿈꾸고

 

옛날에 옷깃 스친 어느 떠돌이가
내 안에서 굿을 친다

 

여인 하나
내 이름 슨 등롱에 불 밝히고 있다

 

나는 혼자인 것이냐
홀로 앓는 것이냐

 

창틈으로 웬 바람이 기어들어
내 살갗을 간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