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를 한 다섯 개쯤 열면 돼요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근심처럼 흐르는 안개를 젖히면 그만이에요

 

갈대나 물결

새나 바람

평수 많은 밤

 

어디서 오는지

 

아주 커다란 보석이죠?

익숙한 별자리가 무어예요? 가령

웃거나 울던 하늘 기슭 같은 것 말이에요

그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해요

 

단추를 한 다섯쯤 풀면

지나던 메아리가 멈춘 듯

어디서 왔는지

 

아주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 호수를 찾는 일이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