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1
단추를 한 다섯 개쯤 열면 돼요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리고
근심처럼 흐르는 안개를 젖히면 그만이에요
갈대나 물결
새나 바람
평수 많은 밤
어디서 오는지
아주 커다란 보석이죠?
익숙한 별자리가 무어예요? 가령
웃거나 울던 하늘 기슭 같은 것 말이에요
그것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도 해요
단추를 한 다섯쯤 풀면
지나던 메아리가 멈춘 듯
어디서 왔는지
아주어려운 일은 아니에요
그 호수를 찾는 일이
시집 <고요는 도망가지 말아라> 문학동네.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