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성질이

둥글둥글하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허리가 없는 나는 그래도

줄무늬 비단 옷만 골라 입는다

마음속은 언제나 뜨겁고

붉은 속살은 달콤하지만

책임져 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절대로 배꼽을 보여 주지 않는다

목말라 하는 사람을 보면

가슴이 아파 견딜 수가 없다

겉모양하고는 다르게

관능적이다

나를 알아주는 사람을 만나면

오장육부를 다 빼 주고도

살 속에 뼛속에 묻어 두었던

보석까지 내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