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였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왔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가는 하늘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