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토록 한 마디 말도 없이

혼자라는 것도 잊고 일만 했다.

그리고 숨을 쉬고 있다는 사실 하나에 기대어

초승달 하나 서녘에 걸었다.

초목은 스스로의 빛을 버리고 달빛을 맞이하는데

나는 가물거리는 호롱불 하나 붙들고

저 궁륭의 하늘 어느 틈새를 헤매고 있는가.

오늘 하루도 그대는 내 곁을 머물렀겠지만

나는 아직도 스스로의 빛을 여의지 못해

그대를 볼 수 없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