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을 넘기면서 깨달은 사실 중 한 가지는
내게 슬픈 웃음이 많다는 것이다

업신여기는 사람 앞에서도
증오하는 상대 앞에서도
손해를 당하면서도
어느덧 습관이 된 나의 웃음

그리하여 전철역 계단에서 웅크리고 자는 노숙자를 보면서도
해고 노동자의 부고를 읽으면서도
엉터리 심사위원의 변명을 들으면서도
실컷 울지 못한다

텔레비전의 코미디를 보면서도
화사한 벚꽃을 보면서도
놀아달라는 아이의 투정 앞에서도
실컷 웃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