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는 입이 없다.

속은 아예 비어 있으므로

가벼운 몸은 날아라, 초침처럼 짧은

생을 위하여.

 

물가에서 너를 낳은 네 어미는

겨우 하루 남짓 산 것이 생의 전부

너 또한 그럴 것이다, 죽음은

선명하게 예고되어 있으므로.

 

너는 불마저 두렵지 않다, 차라리

불꽃에 활활 몸을 태워 죽는 환희의,

사치한 꿈이 여름밤 불빛 주위를

저토록 난무하는 춤으로 채색하고 있다.

 

내 사랑,

남은 시간이 얼마 되지 않아요.

절망하는 시한부의 생이 미친듯이

허공을 날고 날아

이윽고 탈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하루살이, 너를 만든 잔혹한 이의 눈을

나는 꼭 한번 보고 싶다.

 

 

 

 

 

 

시집 <꽃나무 아래의 키스> 천년의시작.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