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5/03
복숭아를 먹고
남은 복숭아나무의 마음을 어디다
함부로 버릴 수 없는 마음일 때
하늘이 나를 어쩌지 못하고
복숭아 빛을 띠어가는 서쪽 하늘일 때
노을 쪽으로 길이 나면
많은 사람들은 밀물처럼
양떼들처럼 그곳으로 가리라
복숭아나무의 마음 쪽으로
봄, 복숭아꽃 뜬 마음이
땅에 꽉 ! 붙어 흘러온 곳
세월의 참한 그루터기
시집 <새떼들에게로의 망명> 문지. 19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