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시국을 읽다 말고
베란다에 앉아 애꿎은 담배만 죽이고 있는데
졸음에 겨운 골목길을
한 사내
흔들리는 나뭇잎 그림자 모양으로
걸어가고 있다
멀어서 표정을 읽을 수는 없지만
이쪽도 저쪽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으려 애쓰는
저 완곡한 비틀거림,
나는 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