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훈이 닭발집을 냈다 ‘내 사랑 숯불 닭발’ 귀찮다고 숯불을 빼려는 것을 내가 숯불이 포인트

라고 귀찮더라도 꼭 숯불을 피우라고 했다 간판에는 숯불을 빨간 글씨로 박았다

 

벽에다 자기 시 남의 시 잔뜩 써서 덕지덕지 붙여 놨다 그런다고 시인이 오냐? 장사가 되냐?

함기석하고 술 마시기로 한 날 빨리 함기석 시 하나 써서 잘 보이는 데다 붙여놓으라고 미리 전

화를 했다 과연

 

함기석이 보더니 픽 웃고 별말 없이 소주를 마신다 그냥 시만 써놓지 괴발개발 매직으로 되도

않는 그림까지 그려놨으니 점심 장사도 해보고 배달도 해보더니 몇 달 있다 접는다고 연락이 왔

 

숯불도 사랑도 닭발도 다 부질없었다 밑천이 딸려서 상권이 죽은 데다 자리를 잡은 것이 가장

큰 패착이었다 고민고민하다 열라 부채질을 해서 숯불까지 피웠는데 닭발한테 사랑한다고 고백

까지 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