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을 하거나

주먹으로 문을 치다가

발을 들었는데

찰 것이 마땅치 않다

 

굳건한 철제책상

며칠째 물을 주지 않아

목을 길게 빼고 있는 蘭

2초 남짓 들었던 발은

잠시나마 분노를 분석한다

발이 본 것은 단단하게 서 있는 책상과

가냘프게 연명하는 잎새

 

화가 발로 향할 때

판단하고 사유하는 발

세상의 씨발이 그렇게 태어났다

 

 

 

 

 

- 『비데의 꿈은 분수다』(애지,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