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위로 누가 저렇게 돌을 던졌을까

구멍 난 가슴을 덮으려

연못은 더 많은 바람과 그늘을 불러 모았겠다

나이테처럼 얼음을 덧입고

얼음의 근육들이 자란다

더러 뚫고 지나가지 못한 돌들이

얼음에 박혀 있다

거미줄처럼 균열들이 돌을 붙들고 있다

뿌리처럼 퍼져나가 스크럼을 짜고

상처가 상처끼리 연대한다

한번 부러졌던 뼈처럼

돌은 얼음의 뼈가 되어 연못은 더 단단해질 것이다

돌 몇 개로 무너진다면 얼음은 얼음도 아니다

돌 몇 개로 메워질 연못이라면 연못도 아니다

큰 돌이 넉넉하게 박힌 얼음이라면

맘 놓고 들어도 좋겠다

돌 몇 개는 제 가슴에 안고 있는 사람도 그럴 것이다

 

 

 

 

 

 

 복효근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따뜻한 외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