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타너스 가지 끝에 고양이 몇 가르릉거린다
바람이 불면 갈색이거나 검은 몸을 가지에 바싹 붙이며
더 앙칼지게 가르릉거린다
몰려오는 어둠이 죄다 쥐떼로 보였는지
몸을 날리려 하지만 
뛰어내릴 방법을 알지 못해 
밤 내내 가르릉거린다 
어미는 어딜 갔을까 
밤 깊어 바람 차가울수록
울음은 송곳니처럼 자라나
내 꿈을 찢고 들어온다

나는 내 시체를 보고 울고 있었다
끝날 게 아무 것도 없어
울음은 차츰차츰 깊어져 통곡으로 변하고
그 소리에 놀라 문득 깨니
올라온 기억이 없는 이 높은 가지 끝에서  
어떻게 내려갈지 몰라  
나도 한밤 내 가르릉거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