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안개가 걷히며
뜨락은 수정같이 맑다
원색의 낙엽을 주워 모으다
그냥 낙엽 위에 앉아
세월을 바라본다

 

한여름 그늘에 누워
먼 산 그리며 채색하던
푸른 잎들이
이제는 내 손에서 부서진다
후박의 마지막 잎이 지는 소리
서걱이는 갈색의 허망
오늘 마지막
낙엽을 모두 모아 놓고
낙엽제를 갖자

 

활활 불태우고
연기 남은 뜨락의
어느 아침결,
나는 혼자 일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