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오일장 후미진 자리
질펀하게 늘어놓은 잡다한 물건 중에서
만 원 주고 산 풍경(風磬)

집 뒤 처마에 메달아두었더니
바람 따라
이 생각 저 생각으로 흔들리던 것이
날 차가울수록
은은하고 맑은 화음을 빚고 있다

나도 몸 안에 공이 하나 메달아 두어
부단히 치다보면
저리 온전한 소리를 낼 수 있을까

이윽고, 동짓날 새벽
함박눈보다 달콤조용한 소리로 깨어
눈꽃을 헤는 풍경(風景)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