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남쪽 하늘
눈 덮인 산봉오리를 넘고
따스한 입김으로 내 이마에
불어 오너라
 
양지쪽 돌담 밑
소꼽 놀이 하던 사금파리 옆에서
새파란 것들아,
돋아 나거라
 
발가벗은 도토리들
가랑잎 속에 묻힌 산기슭
가시덤불 밑에서
달래야.
새파란 달래야 , 돋아 나거라
 
종달새야 하늘 높이
솟아 올라라!
잊었던 노래를 들려다오
아른아른 흐르는
여울물 가에서
버들피리를 불게 해 다오
쑥을 캐게 해 다오
 
개나리꽃 물고 오는
노랑병아리
새로 받은 교과서의
아 , 그 책 냄새같은
봄아 오너라.
봄아 오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