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06
나를 에워싸고 있는 바람은
어떤 그을음인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불투명한 무게로 내게 실려와
어둠 속으로 꺼져 가는 웃음소리 보인다
말없는 시간의 허무로
곱게 짜놓은 기다란 한숨소리 들린다
오랜 동안을 몇 번이고 정처 없이 헤매다
돌아와서 또 다시 꿈을 향해
길고 긴 손을 뻗어 보지만
닮은 것은 오직 떫은 모습뿐
다시 내일을 사랑하는 일이란
마음대로 순간순간 오늘을 흐느적거리며 살다가
느린 호흡으로 세상을 향해 훌쩍 나자빠지는 일뿐
혹은 겹겹의 거울을 세워 비춰주거나
껍질 벗은 투명한 시간을 애타게 기다리는 일
세상과의 조용한 거래는
아직까지도 나를 버리지 않고
나는 비수의 속셈을 포기하지 않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