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7/07
오월의 융융한 햇빛을 차단하고 아파서 몸져누운 날은
악귀를 쫓아내듯 신열과 싸우며 집 안에 가득한 정적을
밀어내며 당신이 오셨으면 하다 잠이 듭니다
기적이겠지... 기적이겠지...
모두가 톱니바퀴처럼 제자리로 돌아간 이 대낮에,
이심전심이나 텔레파시도 없는 이 대낮에,
당신이 내 집 문지방을 들어선다면 나는 아마 생의 최후 같은
오 분을 만나고 말거야. 나도 최후의 오 분을 셋으로 나눌까
그 이 분은 당신을 위해서 쓰고 또 이 분간은 이 지상의 운명을
위해서 쓰고 나머지 일 분간은 내 생을 뒤돌아보는 일에 쓸까
그러다가 정말 당신이 들어선다면 나는 칠성판에서라도
벌떡 일어날거야 그게 나의 마음이니까 그게 나의 희망사항이니까...
하며 왼손가락으로 편지를 쓰다가
고요의 밀림 속으로 들어가 다시 잠이 듭니다.
흔들림이 끝난 그 무엇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