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1/08
축제는 없는 자를 위해서는 열리지 않았다
나는 빈 방에서 바람 소리를 들었다
가끔 창문 틈새를 기웃거리는 전조등이
시린 눈두덩을 더듬고 지나간다
휴대폰 수신메시지를 누른다
-수신함이 비어있습니다.
나는 한 발 더 멀리 세상 밖에 있구나
어둠은 빗장 걸린 세상에 몸을 풀고
겨울바람에 짓눌린 도시의 밤안개는
시방 내 앞에서 찾잔 속에 졸고 있다
마감 뉴스도 끝난 지 오래
거실 소파 한 켠
아무렇게나 내던져진 신문이
현기증으로 누워있다
위로의 말 한 마디 싣기도 힘든 모양이다
‘전국에 독감 비상’
따끔하게 꽂은 주사바늘
바늘로 치유될 병이 아닌데
사랑
결핍증